학회장 인사

 

친애하는 한국재무학회 회원 여러분께,

대한민국 재무금융분야 최고의 학술모임인 한국재무학회의 회장을 맡게 되어 큰 영광으로 여깁니다. 비록 전공이 돈과 관련되어 있지만 돈은 물론 공부가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고 오히려 사랑이 깊어지길 바라마지 않으며, 어떤 학회보다 우리 회원께서 학문에 대한 열정과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뿌듯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학자, 선생, 금융인, 회계사, 법조인, 종교인, 지도자 등이 갖추어야 할 자질을 한 단어로 말하면 integrity가 아닌가 합니다. 이 단어는 성실성(sincerity), 진실성(truthfulness), 일관성(consistency), 정직성(honesty), 신뢰성(trustworthiness), 총체성(integration), 완전성(completeness), 윤리성(ethicalness) 등의 뜻이 담겨 있어 번역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작금 정치, 사회, 금융, 학계 등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부끄러운 일들을 보며 우리 사회가 필요한 것이 바로 integrity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교육과 연구에 힘써야 할 학자가 봉사를 간절히 요구한 것도 아닌데 본업을 제쳐두고 스스로 발광(發光)하여 봉사라는 명분으로 쫓아다니는 모습은 거시기해 보입니다.

국가나 지자체가 경제적 파급효과와 고용을 내걸며 많은 일을 벌입니다. 분명 어떤 학자가 개입했을 텐데 얼른 봐서도 이해가

김 석 진

(경북대 교수)

 

 

 

 

 

 

 

 

 

 

 

 

 

 

안 되는 사업도 많아 투자나 사업의 결정에 있어서 우리 재무금융의 전문성에 입각하여 타당성이 분석되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누군가가 이득을 보겠지만 빚과 환경파괴의 부담이 후세대에게 물려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간 학회가 많이 생겼습니다. 논문의 발표 수가 크게 늘어나고 선의의 경쟁으로 학회지의 질도 향상되는 발전이 있었다고 자평해 봅니다. 그런데 협회는 통합되고 거래소도 통합되고 은행도 통합되어 숫자가 많이 줄었습니다. 그 결과, 학회 행사를 후원하는 곳은 대폭 줄고 손을 내미는 곳은 자꾸 늘어나는 비대칭 상황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봄에는 재무금융 관련 학회가 통합하여 학술대회를 주최하고 있습니다. 국제대회도 귀한 후원금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였으면 합니다. 가급적 학회가 그만 만들어지고, 있는 학회도 통폐합되었으면 합니다. 원칙적으로 회원들의 회비와 학회 등록비로 학회와 학술대회가 운영되는 것이 integrity가 있는 행동이 아닌가 합니다.

지금까지 학회에 대해 보여주셨던 적극적 관심과 사랑이 계속되길 바랍니다. 보내주신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부끄럽지 않게 회장직을 수행하겠습니다. 많은 협조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회원 모든 분들의 건승과 문성을 빌며 회장인사에 갈음합니다. 감사합니다.